신용회복경험담
도박에서 개인회생까지, 다시 짓는 삶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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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저는 전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50세 여성입니다. 결혼하고 25년을 넘게 논밭을 일구며 살아왔고, 두 자녀는 다행히 서울에서 대학 졸업 후 자리 잡고 각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느 시골집처럼 바쁜 계절 따라 움직이며 살았고, 가진 건 많지 않아도 감사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농사는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수입도 불안정하다 보니 가끔은 허전하고 공허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자녀들이 떠나고 나서 특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스마트폰으로 ‘스포츠토토’라는 걸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그저 심심풀이로 시작한 게, 제 인생을 이렇게까지 뒤흔들 줄은 꿈에도 몰랐죠.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처음엔 작은 돈으로 시작했습니다. 1만 원, 2만 원... 가끔은 당첨도 되니 재미가 붙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감이 좋은 사람이었나’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점점 욕심이 커졌고, 배팅 금액도 올라갔습니다. 나중엔 농산물 판매 대금까지 배팅에 쓰게 되었고, 돈이 부족하면 대부업체 앱에서 손쉽게 빌릴 수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나고 나니 대부업체 3곳에서 총 4천만 원가량의 채무가 생겼고, 이자를 갚기 위해 저축은행에서 또 대출을 냈습니다. 이때쯤엔 이미 이성을 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만 맞추면 원금 다 갚는다”는 망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죠.
결국 2년 8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총 채무는 6,500만 원을 넘었고, 월 이자만 70만 원 가까이 나가면서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제가 왜 자꾸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하는지 의아해했지만, 끝내 다 들통났고, 가족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대부업체 직원이 시골집까지 찾아왔을 때였습니다. 이웃들도 눈치를 챘고, 남편은 말없이 고개를 떨궜습니다. 저는 그날 밤 밥도 못 먹고 우울감에 빠졌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무슨 짓을 한 건가...” 한동안 마음이 너무 괴로워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기도 했습니다.
3개월 동안 고민만 했습니다.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혼자 인터넷으로 '개인파산', '회생', '빚 탕감' 같은 걸 검색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저랑 비슷한 사연을 보고, 처음으로 상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목소리가 떨렸던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정말 회생이라는 게 저한테도 가능할까요?”라고 물었고, 상담사는 “도박 빚도 가능성은 있습니다. 회복 의지만 있다면요”라고 말해줬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도박 관련 거래 내역을 정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을 적은 진술서를 써야 했습니다. 제가 한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작성했습니다.
법원에서는 제가 현재 농업 종사자로 월 100만 원 안팎의 수입이 있다는 점과, 도박이 멈췄고 현재 치료 의지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월 30만 원씩 36개월간(3년) 갚는 변제 계획을 인가해주셨습니다. 총 1,080만 원을 갚고 나면 나머지 채무는 면책받는 조건입니다.
법원 출석 날, 제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날이었어요. 판사님 앞에서 제 잘못을 말하면서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판사님은 조용히 “다시 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노력하세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금도 농사는 계속 짓고 있고, 매달 빠짐없이 30만 원씩 납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인터넷 도박 사이트엔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 앱도 깔아두었고,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을 가까이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가족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게 가장 감사합니다. 남편은 말은 없지만, 저 몰래 생활비 일부를 더 챙겨주기도 하고, 자녀들도 “이제 엄마 믿는다”며 따뜻한 말을 해줍니다. 이만큼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개인회생 제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실수로, 혹은 중독으로 무너졌다고 해서 절망하지 마세요. 회생은 법적인 구제지만, 동시에 인생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누구든 가능합니다.
저는 이제 하루하루 땀 흘리며 다시 살아갑니다. 그리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로 마음 깊이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