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실패한 창업, 그리고 다시 시작된 제 인생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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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대학 졸업 후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원으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실험실에서의 시간은 고되지만,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고 논문을 준비하는 일상에 보람도 있었죠. 용돈을 아끼고, 장학금과 연구비로 근근이 생활하던 시절이었지만, 언젠간 좋은 직장이나 연구소에 취업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빚’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모든 것은 3년 전, 친구와 함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리기로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외식업계가 회복세라는 기사들을 믿고,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했죠. 은행 2곳에서 6천만 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5천만 원 정도를 마련했습니다. 초기 인테리어, 가맹비, 장비 구입 등으로 자금은 빠르게 소진됐고, 정작 매장은 기대만큼 손님이 없었습니다.
매달 나가는 임대료와 인건비, 운영비는 고정인데 수익은 들쑥날쑥하다 보니 카드 돌려막기로 버티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1년 반 만에 폐업했고, 그 이후엔 이자조차 갚기 어려워지며 채무는 더욱 불어나 있었습니다. 어느새 총 채무액은 1억 1천만 원. 갚기에는 너무나도 큰 금액이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가장 힘들었던 건, 실험실에서의 일상조차 무너진 것이었습니다. 빚 독촉 전화가 실험 중에도 울렸고, 밤에는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죠.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자책과 후회만 쌓였습니다. 가족에게는 차마 말을 못 했고, 혼자 끙끙 앓던 시간이 6개월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카드 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등록했던 공모전에 탈락한 일이 겹친 날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개인회생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처음 상담을 받을 때는 너무 창피하고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상담사 분이 “당신 잘못만은 아닙니다”라고 말해줬을 때,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서류 준비가 복잡하고, 과거 거래 내역들을 정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다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는 생각으로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법원에서는 매달 45만 원씩 3년간 총 1,620만 원을 변제하는 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원금과 이자를 다 갚기에는 무리였지만, 변제계획이 받아들여지면서 나머지 채무는 일정 부분 탕감받게 되었죠.
법원에 출석했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긴장으로 손이 떨렸고, 판사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지만, 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분위기에서 '이제는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현재 저는 변제 1년 차에 접어들었고, 매달 빠짐없이 45만 원씩 성실히 납부하고 있습니다. 외식은 줄이고, 중고 물품을 활용하면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훨씬 가볍습니다. 실험실에서는 다시 논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장기적으로는 연구원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무리한 시도와 과신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서 빚으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꼭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개인회생은 결코 도망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저도 아직 길 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주저하지 않습니다. 실패한 창업은 제 인생의 일부일 뿐, 끝은 아닙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