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은퇴 후 평범한 노년을 꿈꾸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0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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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은퇴 후 평범한 노년을 꿈꾸며
저는 올해 62세, 은퇴 후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35년간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며 성실히 살아왔고, 세 자녀 모두 성인이 되어 각자 자리잡은 걸 보면 나름대로 잘 살아온 인생이라 여겼습니다. 월급은 많지 않았지만, 아내와 둘이 사는 데 큰 부족함 없이 지냈고, 소박하게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죠.
퇴직금을 받았을 때는 걱정보다 안도감이 컸습니다. 남은 인생 무리 없이 살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잠시, 인생의 가장 큰 실수가 그때 시작됐습니다.
2. 전개: “수익률 보장”이라는 말에 흔들린 판단
퇴직 이후 주변에서 '노후엔 돈이 일하게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파트 주민 중 한 분이 소개해준 투자 업체에서, 안정적인 월 수익을 보장한다며 고수익 상품을 제안받았죠. 한두 번 설명회를 들으면서 신뢰가 생겼고, 처음에는 1,000만 원 정도만 투자했습니다.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수익금을 조금씩 입금해주면서 더 넣으면 더 번다며 유혹했고, 저 역시 점점 욕심이 생겼습니다. 결국 퇴직금 대부분을 맡기고, 부족한 금액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 총 9,2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자 연락이 끊겼습니다. 담당자도 사라졌고, 회사는 폐업 상태였습니다. 그제야 사기였다는 걸 깨달았고, 뒤늦게 보이스피싱 형태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3. 위기: 부끄러움보다 앞선 건 절망감
가장 힘들었던 건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조심성 많던 제가 이런 사기에 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매달 이자만 50만 원 이상 나갔고, 아파트 관리실에서 쉬는 시간에 몰래 전화로 독촉받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한밤중에 혼자 앉아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자책한 날이 수십 번입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에서 개인회생 제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처음엔 ‘내 나이에 무슨 회생이냐’ 싶었지만, 현실을 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4. 해결: 나에게도 다시 기회가 있었습니다
상담 후 접수까지 약 3주, 이후 법원 개시 결정은 약 2개월, 인가까지는 총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나이 때문인지 판사님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 주셨고, 은퇴자라는 점과 사기 피해 정황 등을 고려해 월 21만 원씩 36개월 변제하는 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이후부터는 생활의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아침 6시 출근, 퇴근 후 집에서 간단한 식사, 그리고 가족들과의 소통. 큰 소비는 없지만, 마음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특히 첫 변제금을 납부하고 받은 문자 한 통에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갚을 수 있는 구조다’라는 사실이 희망이 됐거든요.
5. 결말: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변제 10개월차입니다. 대출도, 독촉 전화도 없고, 그 흔한 문자 한 통에도 흔들리지 않게 됐습니다. 생활은 검소해졌지만, 마음은 안정됐습니다. 자녀들에게도 솔직히 상황을 말했더니, 다들 “아버지가 용기내서 다행”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이제는 작은 취미 하나쯤 가져보려 합니다. 글쓰기나 걷기 같은 것부터요. 남은 인생을 더 조심히, 하지만 부끄러움 없이 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처럼 나이가 많고 용기를 내기 어려운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운 것도 아닙니다. 개인회생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저도 그렇게 다시 걸어가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