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4.30 11:49

퇴직금은 날아갔지만,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4.3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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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저는 62세, 퇴직 후 아파트 단지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자입니다. 평생 한 직장만 다니다가 정년퇴직하고 나서야 ‘이제 좀 쉬어볼까’ 했는데, 막상 하루하루가 너무 허전하더군요. 자식들은 다 장성해서 각자 살고 있고, 아내와 단출한 노후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퇴직금과 약간의 적금을 손에 쥐고 나니, 이걸 그냥 은행에 묵혀두기보단 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 모임에서도 “요즘은 주식 아니면 손해”라는 말이 흔했거든요. 그렇게 저는 처음으로 ‘투자’라는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했습니다. 대기업 위주로 몇 종목 사고팔고 하다 보니, 재미도 붙고 성과도 조금씩 나더군요. 그런데 ‘더 벌 수 있다’는 욕심이 생기면서 점점 레버리지(빚을 내 투자하는 방식)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증권사에서 미수거래를 하고, 신용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점점 투자금이 커졌죠.

그러다 한 번의 하락장이 찾아왔고, 순식간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증권사에서 반대매매(강제 청산)를 당했고, 손해 본 금액은 수천만 원. 손실을 복구하려고 추가 대출까지 받아 다시 투자했지만, 결과는 뻔했습니다. 어느덧 증권사 2곳과 저축은행, 카드사까지 엮여 총 9천만 원의 빚이 생겼습니다. 불과 2년 남짓한 시간에 퇴직금 전부를 날린 것도 모자라, 빚더미 위에 올라앉게 된 거죠.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가족에게 말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아내에게는 “잘 관리하고 있다”고 둘러댔고, 자식들에겐 아예 입도 뻥긋 못 했습니다. 하지만 대출 이자만 매달 80만 원 넘게 나가는데, 경비 일로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6개월 정도는 카드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하다가 연체까지 발생하게 됐습니다.

그때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제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 건가 싶더군요. 그러다 우연히 방송에서 개인회생 제도를 다룬 내용을 보고, 혼자 검색하고 알아보다 상담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처음 상담실에 들어가서 제 빚을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그럼에도 “이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닿았고, 용기를 내 신청을 결심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서류를 모으고 실제로 접수까지 완료하기까지는 약 2달 정도 걸렸습니다. 퇴직자이고 현재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경비원이라는 점 때문에, 법원에서도 소득 증빙을 꼼꼼히 요구했습니다. 근로계약서, 급여 이체 내역, 지출 내역을 하나하나 정리했고, 본인의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하며 진정성 있게 제출했죠.

법원 인가는 약 3개월 후에 내려졌습니다. 변제계획은 월 30만 원씩 5년간, 총 1,800만 원을 갚고 나머지 7,200만 원은 면책되는 조건이었습니다. 법원 출석은 인생 처음이라 정말 긴장했는데, 판사님이 연세와 상황을 고려해 격려 말씀도 해주셔서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무엇보다 인가가 떨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제게는 다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변제 2년 차를 넘겼습니다. 경비 일은 여전히 하고 있고, 생활은 검소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내에게는 결국 털어놓았고, 생각보다 의연하게 받아들여줬습니다. “당신은 우리 아버지고, 남편이야. 실수했으면 다시 일어나면 되지”라는 말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더 이상 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주식 앱도 다 삭제했고, 여유 생기면 책을 보거나 동네 걷는 걸로 시간을 보내죠. 남은 목표는 단 하나, 3년 뒤 변제를 마치고 정말 조용하고 평범한 노후를 보내는 겁니다.

제 나이에 이런 경험담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말하고 싶은 건 이것입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입니다. 개인회생은 제게 부끄러운 과거의 낙인이 아니라, 다시 인간답게 살 기회를 준 제도였습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늦기 전에 손을 내밀어 보세요. 저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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