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퇴직 후 인생의 끝이라 느꼈지만, 개인회생은 제게 다시 한 번 숨 쉴 공간을 줬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4.0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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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했던 가장의 일상 (약 15%)
저는 59세 남성입니다. 30년 가까이 한 공장에서 일하며 가족을 먹여 살렸습니다. 고되고 단조로운 일이었지만, 아내와 두 자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났지요. 자식들 대학 보내고, 큰돈은 아니지만 전셋집 하나 마련하며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왔습니다.
퇴직은 예고된 일이었습니다. 56세가 되던 해, 정리해고 형식으로 퇴직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물류창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일하고 있었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생활비 정도는 감당할 수 있었고, 노후 준비도 조금씩 해오고 있었기에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더군요.
2. 전개: 이혼 후 감당 못할 채무 (약 25%)
퇴직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아내와의 관계가 급속히 무너졌습니다. 생활방식의 차이, 자녀 문제, 그리고 오랜 세월 쌓인 불만이 터지면서 결국 이혼까지 가게 됐습니다. 법적으로는 원만한 합의라고 했지만, 재산 분할과 위자료로 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약 6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처음엔 퇴직금과 적금 일부를 정리해 일부분을 갚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나머지를 감당하기 위해 카드론을 쓰기 시작했고, 부족한 금액은 은행 대출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그렇게 3년 반 만에 빚이 7,8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나이 들어 신용불량자가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아르바이트 수입으로는 이자만 겨우 감당하는 수준이었고, 연체가 시작되면서 독촉 전화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정지, 통장 압류까지 이어졌습니다. 정말 ‘벼랑 끝’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3. 위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던 날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날 병원에서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였습니다. 당뇨 수치가 높아졌고,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죠. ‘이러다가 쓰러지면 아무도 책임져 줄 사람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2개월 넘게 혼자 고민했습니다. 자식들에게 말도 못 했고, 주변에도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여기까지 떨어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창고에서 같이 일하는 한 동료가 조심스럽게 말해줬어요. “형님, 개인회생 같은 제도도 한번 알아보세요. 무조건 포기할 건 아니에요.”
그 말이 처음엔 부끄럽게 들렸지만, 점점 현실을 마주보게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고, 상담을 예약했습니다. 처음 상담을 받는 날엔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 이야기를 듣고 “생계형 채무는 누구나 겪을 수 있다”고 해준 말이 마음을 녹였습니다.
4. 해결: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우다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나이와 소득 상황, 채무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월 18만 원씩 36개월 동안 변제하는 계획이 제출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소득이 일정하고, 부양가족이 없는 점도 고려된 것 같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는 날은 참 낯설고 무거운 시간이었어요. 한 번도 법정에 서본 적이 없었고, 다른 사람들 눈이 괜히 신경 쓰였지만, 막상 가보니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절차가 진행됐습니다.
인가가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오랜만에 깊게 숨을 들이쉴 수 있었습니다. 아직 빚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제는 갚을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살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습니다.
5. 결말: 다시,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다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2년 차입니다. 아르바이트는 계속하고 있고, 한 달에 18만 원씩 꼬박꼬박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쪼들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젠 알뜰하게 사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다시 사회 안에 있다는 느낌’을 되찾았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통장 압류가 풀리고, 연락을 피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패배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제도입니다.
제가 그랬듯, 여러분도 다시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포기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