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혼자라는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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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조용하지만 나름 성실하게 살아온 삶
저는 올해 42세, 미혼이며 편의점 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두 분이 연세가 있으셔서 지금은 함께 살며 부양하고 있어요. 하루 대부분을 가게에서 보내며, 정해진 일과에 맞춰 성실히 사는 게 제 삶의 전부였습니다.
크게 여유롭진 않아도 부모님 생활비 챙기고, 제 생활을 유지하는 데엔 무리가 없었죠. 사는 재미는 없었지만, 힘들어도 부모님 걱정 안 시키는 게 제일 큰 목표였어요.
2. 전개: 잠깐의 욕심, 그리고 예고 없이 무너진 일상
그런 제게 어느 날 “안정적인 고수익 투자처가 있다”는 지인의 소개가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몇 번을 설득당하면서 결국 소액을 넣게 되었죠. 첫 수익을 돌려받고 나니 믿음이 생겼고, 점점 금액을 키우게 됐습니다.
그러다 같은 시기에 보이스피싱을 당했습니다. ‘금융사기 수사 협조’라는 명목으로 전화를 받았고, 말도 안 되게 제 명의로 대출을 실행하게 됐죠. 그 순간은 마치 마비된 듯 이성을 잃었고, 나중에야 사기임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총 9,200만 원이라는 빚이 생겼습니다. 저축은행 두 곳과 대부업체 두 곳에서 대출을 받았고, 이자만 해도 한 달에 80만 원이 넘었습니다. 제 월 수입이 240만 원가량이었으니, 사실상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죠.
3. 위기: 부모님께 말씀드린 날, 제일 힘들었습니다
혼자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카드 연체가 시작되고 독촉장이 집으로 오기 시작하면서 결국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말씀드리는 내내 죄송하고 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넌 그동안 충분히 애썼다”라고 해주셨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그날 이후 며칠을 밤잠 설치며 방법을 찾다, 인터넷으로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이 나이에,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지만, 상담을 받고 나니 한 줄기 희망이 생겼습니다.
상담사 분이 “빚을 책임지겠다는 태도만 있다면, 법원도 도와줍니다”라고 말해주셨는데, 그 말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4. 해결: 꼼꼼히 준비하고, 차근차근 회생 절차 진행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5개월 걸렸습니다. 저처럼 고정수입이 일정한 직장인은 상대적으로 진행이 수월하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채무가 대부분 고금리였고, 사기 피해 경위에 대한 설명 자료를 꼼꼼히 준비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제 생활형편을 고려해 월 26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안을 인가해주었습니다. 부담은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갚아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원 출석 날은 긴장했지만, 판사님이 제 사정을 차분히 들어주시고, 도리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편의점 단골 손님 중 일부는 제가 힘들어졌다는 걸 눈치챘는지 묻기도 했고, 친척 몇몇은 아직도 저를 “사기당한 멍청이” 취급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들보다도 부모님과의 관계가 전보다 더 가까워졌다는 사실이 저에겐 더 중요해졌습니다.
5. 결말: 무너지지 않았다는 게 제일 큰 위안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약 1년이 됐습니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갚으며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지만, 마음은 훨씬 가볍습니다. 더는 숨기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사기를 당한 건 제 실수지만, 회복을 포기하지 않은 건 제 선택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소소하게라도 저축을 하며,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노후를 드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내 집 마련이나 큰 성공은 이제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서도, 부채 때문에 매일을 눈치 보며 사시는 분이 있다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내 삶을 다시 바로잡는 첫 걸음입니다. 저처럼 혼자 짊어지지 마세요. 도와줄 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