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7세 연구원의 고백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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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했던, 아니 조금은 바쁜 일상
저는 올해 27살, 이공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연구원입니다. 주중엔 실험실에서 늦게까지 실험을 하고, 주말에는 논문 자료 정리나 외부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활은 빠듯했지만, 연구와 미래를 향한 기대감 덕분에 꽤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월 120~130만 원 정도 수입이 있었고, 작은 고시원에서 살며 아끼는 데 익숙했죠.
2. 전개: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큰 실수
처음 도박을 접한 건 순전히 호기심이었습니다. 친구들과 모임 중 누군가 스포츠 베팅 앱을 소개했는데, 농담처럼 시작한 게 진짜 함정이었죠. 1~2만 원을 거는 재미에 빠졌고, 어쩌다 맞아 떨어질 땐 ‘이거 괜찮은 부수입이 되겠는데?’ 하는 착각도 했습니다.
그러다 카지노 어플까지 손대게 됐고, 잃은 돈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돈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알바비에서 충당했지만 부족해지자 대출을 받았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다 갚을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대부업체 3곳, 저축은행 1곳에서 총 6,500만 원까지 빚이 불어났습니다.
학업도 뒷전이 되었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많았습니다. 늘 핸드폰으로 배팅 결과를 확인하고, 실험 중에도 결과보다 돈 걱정에 정신이 없었죠.
3. 위기: 도망칠 수 없는 벼랑 끝
정신 차린 건 부모님 몰래 돌려쓴 가족카드의 명세서가 집으로 간 날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고, “너 이게 뭐냐”는 단 한 마디에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제가 만든 빚의 총액을 엑셀에 정리해봤고, 숫자 65,000,000원이 찍히는 순간 숨이 막혔습니다.
어머니는 눈물만 흘리셨고, 아버지는 말없이 방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차마 부모님께 그런 상처까지 드릴 수는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때 학교 상담센터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건 정말 파산한 사람들이나 하는 거 아니야?’라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상담사와 지인의 조언 끝에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4. 해결: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기 위한 선택
개인회생을 결심하고,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수입과 지출을 기준으로 법원은 월 42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안을 승인해주었습니다. 총 변제금은 1,512만 원이고, 나머지 채무는 조건부 면제되는 구조였죠.
법원에 출석했던 날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판사님이 물으셨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고, 앞으로 어떻게 살 생각인가요?” 전 눈물을 참으며 답했습니다. “제가 만든 잘못입니다.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다시 공부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인가가 떨어진 이후, 제 첫 행동은 도박 관련 어플과 사이트를 전부 차단하고, 상담 센터의 중독치료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이었습니다.
5. 결말: 다시 연구에 집중하며
지금은 변제 1년 차입니다. 실험실에서는 다시 조교 역할도 맡고 있고, 교수님께도 사정을 일부 말씀드렸습니다. 다행히 “잘 버티고 돌아와줘서 고맙다”는 격려를 받았습니다.
매달 42만 원씩은 빠듯하지만,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다시 논문을 정리할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혹시 빚으로, 도박으로, 자책으로 무너진 상태라면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용기는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회복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개인회생은 나락의 끝이 아닌, 재도전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다시 시작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