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31세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인회생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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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나날
31살, 저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나름 자유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카페에서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작업 의뢰를 마무리하며, 전시회나 아트마켓에 참여하기도 했죠. 수입이 일정하지는 않았지만, 생활비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돈 문제’는 제 인생에서 큰 고민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폭풍
모든 건 결혼과 함께 바뀌었습니다. 상대방의 사업 자금 문제로 제가 보증을 서게 되었고, 이후 결혼 생활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재산 분할과 위자료 문제로 7,800만 원이라는 거액의 채무가 제 몫이 되었습니다.
3년 6개월 동안 은행 2곳과 카드사 1곳에서 빚이 불어나, 월 이자만 해도 50만 원을 넘었습니다. 프리랜서 수입은 들쭉날쭉했고, 작업 의뢰가 끊기면 카드론과 마이너스 통장을 돌려막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던 순간
결정적인 순간은 집주인에게 월세 독촉 전화를 받은 날이었습니다. 통장 잔액은 3만 원, 다음 달 카드 결제일은 일주일도 남지 않았죠. 그날 밤,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는 생각에 새벽까지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개인회생’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처음엔 ‘내가 파산하는 건가?’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한 달 넘게 고민하며 주변 지인에게 조심스레 털어놨는데, 다들 “너 혼자 감당할 문제 아니다”라며 상담을 권했습니다. 상담실 문을 열던 순간, 제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손에는 땀이 나 있었습니다.
개인회생 과정
첫 상담 후, 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상담부터 법원 인가 결정까지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법원에 제출할 자료를 준비하면서 통장 거래내역, 작업 계약서, 지출 증빙 등을 일일이 모으는 게 쉽진 않았지만, ‘이 고생이 끝나면 숨쉴 수 있다’는 생각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변제 계획은 월 42만 원씩 36개월 변제로 확정되었습니다. 법원 출석 날, 판사 앞에서 제 상황을 설명할 때 손이 떨렸지만, 판사가 “성실히 변제하면 새 출발이 가능하다”는 말을 해주셔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다
지금은 변제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여전히 빠듯하지만, 매달 같은 금액을 변제한다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카드 돌려막기나 채권자 독촉 전화를 받지 않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이제는 제 작업을 꾸준히 홍보하고, 장기적으로는 개인 작업실을 열 계획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이 저처럼 빚으로 숨이 막힌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상담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다시 그리기’의 시작입니다. 저는 제 인생의 두 번째 캔버스를 지금 천천히 채워가고 있습니다.